오타니의 짧은 가을… 다저스, 또 디비전시리즈 탈락 위기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에서 최고 승률(0.605)을 기록한 LA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서는 또다시 고비를 넘지 못하고 탈락 위기에 놓였다.

다저스는 9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3차전 원정경기에서 5-6으로 패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밀리며 한 발 더 벼랑 끝으로 다가섰다.

경기 초반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다저스는 1회초 무키 베츠가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2회말에만 무려 6점을 내주며 경기 흐름이 급격히 바뀌었다. 3회초에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며 5-6, 한 점 차로 따라붙었지만 이후 타선은 침묵했다. 에르난데스의 홈런 이후 8회초 프레디 프리먼이 중전 안타를 칠 때까지 다저스 타자들은 무려 16타자 연속 아웃당하는 등 극심한 타격 침체에 시달렸다.

오타니 쇼헤이는 3차전에서도 부진했다. 전날 2차전에서 삼진 2개 포함 4타수 무안타였던 그는 이날도 4타수 1안타, 삼진 2개에 그쳤다. 정규시즌에서 맹활약하며 MVP 후보로 거론됐던 오타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반면 샌디에이고의 간판스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2회말 투런 홈런을 포함해 가을야구 통산 4번째 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다저스는 이번 패배로 디비전시리즈 3년 연속 탈락 위기를 맞게 됐다. 2022년에는 같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1승 3패, 지난해인 2023년에는 애리조나에 3연패를 당하며 시리즈에서 탈락했다. 이번에도 샌디에이고가 10일 홈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2022년 이후 2년 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진출이 확정된다. 샌디에이고는 2년 전에도 다저스를 상대로 1차전 패배 이후 3연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한 바 있다.

한편, 같은 날 열린 뉴욕 메츠와 필라델피아의 NL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는 메츠가 7-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내셔널리그 6번 시드로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막차를 탄 메츠는 2015년 이후 9년 만에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앞서 메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3번 시드였던 밀워키를 2승 1패로 꺾고 올라왔다. 반면 필라델피아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NL 2번 시드로 진출했지만, 메츠의 기세에 밀려 탈락 위기에 몰렸다.

가을야구가 깊어지는 가운데, 강팀으로 평가받던 다저스와 필라델피아가 조기 탈락할지, 반전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