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미래 전략: 차세대 에어팟과 스마트 안경으로 시장 재편 나서나
최근 성공적으로 에어팟 프로 3세대를 출시한 애플이 벌써 차세대 제품 개발에 착수하며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고가 정책으로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는 ‘비전 프로’의 저가형 모델 개발을 중단하고, 대신 일상에서 더 유용하게 쓰일 스마트 안경으로 전략적 방향을 전환하는 등 향후 10년을 이끌어 갈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더욱 진화하는 에어팟: H3 칩과 새로운 건강 기능 탑재
블룸버그 통신의 마크 거먼(Mark Gurman)에 따르면, 애플은 이미 에어팟 프로 4세대로 추정되는 차기 모델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이 새로운 모델의 핵심은 차세대 ‘H3’ 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H3 칩은 사용자에게 더욱 선명하고 깨끗한 음질을 제공하고, 지연 시간(latency)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지난달 공개된 실시간 통역 기능과 같이 즉각적인 반응 속도가 중요한 기능에서 낮은 지연 시간은 큰 장점이 될 것입니다.
또한, H3 칩을 통해 소음 제거(노이즈 캔슬링) 기능 역시 한층 더 강화될 전망입니다. 앞서 에어팟 프로 2세대의 H2 칩이 1세대 H1 칩보다 두 배 더 많은 소음을 상쇄했던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에도 상당한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새로운 기능들이 공식적인 ‘에어팟 프로 4’라는 이름으로 출시될지, 혹은 기존 3세대의 마이너 업데이트 버전으로 나올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에어팟 프로 라인업뿐만 아니라 일반 에어팟 모델도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입니다. 2024년에 에어팟 4세대가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차기 모델인 에어팟 5세대는 이르면 2026년에 공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애플은 에어팟 전체 라인업에 온도 센서와 같은 추가적인 건강 관리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기기 자체에 카메라를 내장하여 ‘애플 인텔리전스’와 연동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올해 에어팟 프로 3세대에 처음 도입된 심박수 측정 센서는 앞으로도 프로 라인업의 전유물로 남아,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 간의 명확한 급 차이를 유지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비전: 비전 프로 헤드셋에서 스마트 안경으로의 전환
애플은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화 가능성이 낮은 제품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전형적인 애플의 전략이 ‘비전(Vision)’ 제품군에서 명확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마크 거먼은 애플이 기존 비전 프로보다 저렴하고 가벼운 ‘비전 에어’ 헤드셋 개발 계획을 조용히 중단했다고 전했습니다. 대신, 훨씬 가볍고 착용하기 편한 스마트 안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3,499달러에 달하는 ‘공간 컴퓨터’ 비전 프로는 강력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무게와 비싼 가격, 그리고 30분 이상 사용하기 어려운 착용감 때문에 차세대 아이폰이 되지 못했습니다. 개발자들은 앱 개발에 소극적이었고, 대부분의 소비자 역시 구매를 망설였습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 헤드셋 개발에 33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판매량은 100만 대 미만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애플 엔지니어들은 스마트 안경이 훨씬 더 현실적인 대중 시장 제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 안경은 아이폰과 자연스럽게 연동되고, 경량화된 ‘visionOS’로 구동되며, 애플의 AI 기술이 충분히 발전한다면 언젠가는 아이폰을 대체할 잠재력까지 품고 있습니다.
스마트 안경 출시 계획과 향후 전망
마크 거먼의 이전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내년에 스마트 안경 시제품을 공개하고, 2027년 공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출시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와 경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탑재 버전도 개발 중이며, 당초 2028년으로 계획되었던 이 모델의 개발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플은 자사의 독보적인 반도체 설계 능력,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강력한 생태계 잠금 효과를 활용하여, 에어팟처럼 자연스럽고 수익성 높은 스마트 안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애플이 비전 프로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빠른 칩을 탑재한 리프레시 모델이 여전히 개발 중이며, 3,000달러 이상의 최고급 가격대를 위한 완전한 재설계 모델도 잠재적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애플의 장기적인 계획은 보급형 스마트 안경부터 고급 AR 안경, 그리고 최고 사양의 헤드셋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계층화된 ‘비전’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