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에서 물리적 현실로 향하는 AI… 현대차 ‘아틀라스’ 돌풍과 글로벌 로봇 투자 열기

월가를 뒤흔든 인공지능 에이전트와 피지컬 AI의 부상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진보가 소프트웨어의 경계를 넘어 물리적 현실로 빠르게 확장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이 로봇 산업에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과거 소프트웨어 코드를 작성하고 기업의 복잡한 장부를 관리하거나, 다양한 길이의 영상 제작 및 대학 입학 에세이를 대신 써주던 가상 공간의 AI 에이전트들이 이제는 형태를 갖춘 로봇의 두뇌로 진화하는 중이다. 월스트리트의 투자 자본이 로봇 공학으로 몰려들면서 앱티브(Aptiv)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의 주도주로 급부상했다.

CES 2026을 장악한 아틀라스, 고공 행진하는 현대차그룹 주가 이러한 글로벌 투자 열기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무대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등장한 직후, 현대차는 물론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치솟았다. 특히 현대차의 오름세가 매섭다. 아틀라스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거의 모든 거래일에서 상승 곡선을 그렸고, 22일 장에서는 전날보다 3.64% 하락한 52만 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잠시 숨을 고르긴 했으나 새해 들어 21일까지의 주가 상승 폭이 무려 85%에 육박했다.

시장의 이토록 뜨거운 반응은 아틀라스가 입증한 압도적인 기술력 덕분이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아틀라스가 실제 제조 공정에 당장 투입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정교한 손동작을 구현해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미국 스타트업 피규어AI의 피규어03 등 강력한 경쟁 모델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는 수준이다. 단순한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에 머물지 않고 구글 딥마인드, 엔비디아라는 세계구급 빅테크 파트너들과 손잡고 ‘피지컬 AI’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

140조 원대 몸값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통한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아틀라스가 시장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모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 역시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KB증권은 203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연간 960만 대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내다보며, 이 중 15.6%에 해당하는 150만 대의 점유율을 차지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를 128조 원으로 추산했다. 이를 토대로 산출한 2035년 예상 매출액은 2883억 달러(약 404조 원), 영업이익은 443억 달러(약 62조 원)에 달한다. 한화투자증권 또한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사업 가치(2800억 달러)에 현대차그룹 완성차 사업부와의 시가총액 비율을 고려한 64.5%의 할인율을 적용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시장 가치를 993억 달러(약 146조 원)로 평가했다.

비상장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몸값이 연일 천정부지로 솟구치자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대규모 대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그룹 입장에서 미국 나스닥 상장은 막대한 자금 운용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최근 장재훈 부회장 직속으로 신사업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담당할 사업기획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진 것도 상장과 그 이후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밑그림 작업이라는 해석이 팽배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의선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2.6%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HMG 글로벌(56.5%), 현대글로비스(11.3%), 소프트뱅크(9.5%)가 나눠 가지고 있다. 정 회장이 향후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막대한 지분 가치가 핵심적인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트 로봇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공… 불붙은 글로벌 로봇 기술 패권 경쟁 피지컬 AI와 로보틱스를 향한 자본의 쏠림 현상은 중국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가스구(Gasgoo) 뮌헨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엘리트 로봇(Elite Robots)이 최근 6억 위안 규모의 D+ 라운드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규모 펀딩에는 AIDC 공급망 관련 다수의 CVC 펀드를 필두로 라벤더 힐 캐피털 파트너스(LHCP), 포춘 캐피털, 오리자 홀딩스, 하베스트 캐피털, 그리고 정저우 체화지능 산업기금이 대거 참여했다.

엘리트 로봇은 이번에 수혈한 자금을 바탕으로 단일 에이전트 기술을 통해 협동 로봇, 복합 로봇, 휴머노이드 등 다양한 제품을 구동하는 ‘하나의 두뇌, 다양한 형태’ 전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들의 핵심 경쟁력은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에 토크 최적화 인지 기술을 결합한 ‘VLA+T’ 아키텍처에 있다. 실시간 토크 감지 기술과 최적화 전략을 범용 대형 AI 모델에 융합하여 인지부터 고도로 역동적이고 유연한 물리적 조작까지 이어지는 완벽한 폐쇄 루프를 구현해냈다. 관절 모듈부터 기반 운영체제에 이르는 풀스택 기술력을 자체적으로 내재화하면서, 이들의 복합 로봇은 손과 뇌, 눈, 발이 하나로 통합된 고성능 지능형 에이전트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곧바로 가시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졌다. 복합 로봇 사업부의 선제적인 활약에 힘입어 그룹 전체 매출이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수익성 지표 역시 지능형 로봇 핵심 시스템 시장에서 선두권을 다투고 있다. 전체 비즈니스의 절반가량이 광학 모듈, 서버, 스마트폰, 스마트 차량, AI 신약 개발 등 고부가가치 AI 공급망과 직결되어 있어 글로벌 로봇 산업의 팽창과 함께 이들의 가파른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