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밤하늘에 ‘블랙문’이 뜨지만… 볼 수는 없는 이유
이번 주말 밤하늘에는 ‘블러드문’, ‘슈퍼문’, ‘블루문’과 더불어 희귀한 천문 현상으로 꼽히는 ‘블랙문(Black Moon)’이 나타날 예정입니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이 특별한 현상을 직접 눈으로 관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블랙문’이란 무엇인가?
‘블랙문’은 공식적인 천문학 용어는 아니지만, 달의 위상 변화 주기 중 특정 시점의 삭(朔, 그믐)을 지칭하는 비공식적 명칭입니다. 삭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위치하여 지구에서는 달의 그림자 진 면만 보이게 되는 시기를 말합니다. 이때 달의 밝은 면은 태양을 향하고 있어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으며, 태양과 거의 같은 시간에 뜨고 지기 때문에 밤하늘에서 관측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블랙문은 두 가지 경우에 사용됩니다. 첫째는 한 달(month)에 삭이 두 번 발생할 때 두 번째 삭을 의미하며, 둘째는 한 계절에 삭이 네 번 있을 때 그중 세 번째 삭을 가리키는 경우입니다. 이번 주말에 발생하는 블랙문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이번 주말 블랙문의 정체
천문 정보 사이트 스페이스닷컴(Space.com)에 따르면, 이번 블랙문은 8월 23일 토요일 오전 2시 6분에 나타납니다. 이는 올여름 계절의 세 번째 삭입니다. 일반적으로 한 계절에는 세 번의 삭이 있지만, 달의 공전 주기와 우리의 달력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아 이번 여름에는 총 네 번의 삭이 발생합니다.
올해 여름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삭은 각각 6월 25일과 7월 23일에 있었으며, 마지막 네 번째 삭은 북반구의 추분(가을의 시작) 하루 전인 9월 21일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한 계절에 네 번의 삭이 뜨는 경우 중 세 번째 삭을 일컫는 ‘계절적 블랙문’은 약 33개월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드문 현상으로, 마지막 관측은 2023년 5월 19일이었습니다.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천문 현상
앞서 설명했듯이, 블랙문은 삭 현상이기 때문에 밤하늘에서 맨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달의 밝은 면이 지구 반대편을 향하고 있어 하늘에 떠 있더라도 마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따라서 특별한 천체 쇼를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습니다.
블랙문이 선사하는 특별한 기회
비록 블랙문 자체는 볼 수 없지만, 달빛이 전혀 없는 완벽하게 어두운 밤하늘은 다른 천체를 관측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도심의 불빛에서 벗어난 교외 지역이라면 평소보다 훨씬 선명한 은하수를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블랙문이 지나간 직후인 8월 24일과 25일 저녁에는 매우 얇은 초승달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해가 진 뒤 약 30분에서 40분 후 서쪽 하늘을 바라보면 실처럼 가느다란 아름다운 달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