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인프라의 명암: GTX-B 청학역 확정과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의 딜레마
최근 대한민국 교통 분야에서 대규모 철도망 확충과 기존 도로망 운영을 둘러싼 재정적 논의가 동시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인천에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에 새로운 정거장이 추가되며 교통 혁신의 기대감을 높이는 반면, 국가적 차원에서는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정책이 도로공사의 부채를 가중시킨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인프라 복지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GTX-B 청학역 신설, 경제성 확보로 청신호
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B 노선에 ‘청학역’ 신설이 사실상 확정되었다. 인천시가 국가철도공단과 함께 진행한 타당성 검증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1.03으로 도출되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B/C 값이 1.0을 넘어서면 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한 것으로 간주하여 사업 추진의 명분을 얻게 된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오는 2026년 말까지 민간 사업 시행자와 최종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행정 절차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약 2,540억 원으로 추산되는 사업비 조달 방식이다. 원인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인천시가 설계비와 공사비 전액을 부담하기로 결정했으며, 목표는 GTX-B 본선이 개통되는 2031년에 맞춰 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 8월 4일 착공에 들어간 GTX-B 본선은 현재 주요 정거장의 수직구 및 환기구 설치를 위한 부지 정리 작업이 한창이다. 본선은 인천대입구에서 시작해 인천시청, 부평, 서울을 거쳐 경기 마석까지 이어지며 수도권 동서를 관통하게 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GTX-B는 인천과 수도권을 20분대 생활권으로 묶는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하며, 청학역 신설이 오랜 기간 이어진 지역 주민들의 숙원을 해결함은 물론 인천의 균형 발전과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청학역은 단순한 정거장 추가를 넘어 연수구 원도심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며, 향후 제2경인선 민자사업을 통해 수인분당선과의 연계까지 이루어진다면 인천의 교통 지형을 획기적으로 재편할 핵심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복지인가 부채의 늪인가
철도망 확충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면, 현재 운용 중인 고속도로 정책은 현실적인 재정 문제와 맞닥뜨려 있다. 정부는 이번 설 연휴 기간에도 전국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하이패스 장착 차량은 자동으로, 일반 차로 이용 차량은 통행권 제출 방식을 통해 혜택을 받게 된다. 정부 측은 이러한 통행료 면제가 귀성길 국민들의 이동 비용 부담을 줄이고, 나아가 지역 관광 활성화와 내수 소비 진작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2017년 처음 도입되어 2019년 유료도로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까지 마련된 이 정책을 두고 우려의 시선 또한 적지 않다. 통행료 면제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고스란히 한국도로공사의 재정 부담으로 전가되거나, 결국에는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공짜 통행’이라는 혜택 뒤에는 공기업의 부채 증가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실제로 통행료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도로공사의 재무 건전성은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도로공사의 부채는 사상 최대 규모인 41조 5천억 원(약 288억 달러)까지 치솟았으며, 부채비율은 91.0%에 달했다. 반복되는 명절 통행료 면제가 누적되면서 공사의 재정 압박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통 복지와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 사이에서, 미래를 위한 신규 투자만큼이나 기존 시스템의 건전한 운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